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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는 우도에만 있나?

크리아이 2008. 3. 31. 17:34

해녀의 본고장이 우도라는 뉴스를 우연히 보고는 괜히 가슴 한켠이 쓸쓸해진다

왜 우도만 해녀의 본고장이 되어야 하는지... 포괄적으로 제주라고 하면 안되나?

누가 보면 우도에만 해녀가 있는 줄 알겠다

우리 어머니도 해녀다 내가 아주 어릴때부터 소위 말하는 물질을 해왔으며

지금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이지만 아직도 물질을 하고 계신다

우리집은 우도가 아니다 제주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하나의 촌동네 이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힘에 부치니 그만 물질을 하라고 하셔도 평생동안 해온터라

아직도 고된 물질을 끝내지 못하고 여전히 겨울이 되어도 바람자고 맑은 날이면

어김없이 조그만 스쿠터를 타고 바다로 향한다

 

>어머니! 이젠 그만 물질 허여~~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시멍

_아고게 겅 되느냐게

>아니 물질 안해도 먹고 살만큼 되지 않햄쑤과!

_먹고 살젠 햄시냐게.. 평생 이짓만 허멍 살아신디 그만 손놓는게

 어디 겅 쉽게 되느냐게

 몸 움직여 질때 까진 헐꺼난 걱정마랑 니 일이나 잘허라

>.....

_허지 못헐때 되믄 니가 그만허랜 안해도 안헐꺼난 걱정허지 마랑

  니나 젊을때 부지런히 일 허라~~

 

딱히 이유도 없었다 왜 그만해야 하는지.. 왜 계속 해야 하는지....

물질을 안하시면 그냥 어딘가 허전 하신가 보다

 

제주에는 해녀들이 널리 분포되어있다 시내권만 아니면 거의 해녀들이 있다고

봐도 될것이다 비록 그 수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 들었고 평균 연령대가 많아지고

젊은 사람들은 물질을 하지 않지만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 하고 지켜나가고 있다

 

 

아주 어릴때부터 어머니의 물질을 봐왔던 터라 해녀들의 고질병을 잘 알고 있다

스킨스쿠버들처럼 잠수병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녀들은 거의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 해녀들은 숨을 참고 물질을 하는 덕에 이산화탄소가

몸속에 쌓여 뼈가 약해진다고 한다 - 전문가가 아니니 딱히 이유도 모르겠다 -

어머니의 약해지는 뼈 만큼이나 어릴때부터 먹어온 소라 , 전복 , 해삼 등등

해산물에 어머니의 모든 정성을 바치고 우리에게 전달 하신건지도 모르겠다

한 평생 물질을 해온 어머니는 그래서인지 매일 약을 드신다 약을 매일 삼키면서도

물질만은 끈지를 못하나 보다 그리고 날씨가 좋기만을 기다리며 매일같이

물질을 나갈준비를 하신다

다 같이 고생하고 해녀의 명맥을 이어온터라 괜시리 우도에만 해녀만 존재하고

그 명맥을 이어가는듯 보여 어머니 생각에 그냥 가슴이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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